


오늘도 출근길에 쓰레기 문제 때문에 시선이 멈춘다. 남편은 바쁜 아침에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일이 벅차다며 자꾸 미루고 나는 육아와 살림으로 이미 숨이 차다. 가사분담이 우리 사이에서 작게 흔들렸던 게 이쯤에서야 또 들켜버린 느낌이다. 주변의 조언은 다들 서로의 역할을 더 명확히 하자고 하지만 아직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종량제봉투를 들고 나가는 순서는 매일 다르게 흘러가고 분위기도 매번 달라진다. 분리수거 여부나 쓰레기 냄새 같은 실재적인 디테일들이 서로의 기분을 좌우하는 게 의외다. 남편은 출근 준비를 먼저 마치려 하고 나는 아이를 챙기고 집안을 정리하느라 시간에 쪼들린다. 이 작은 충돌들이 쌓여 크게 불만으로 번질 때가 있어 마음이 무겁다.
육아 스트레스와 가사노동의 불공평함이 한꺼번에 다가오면 버티기가 힘들다. 나도 모르게 그냥 넘어가면 편한데 그렇게 지나가면 우리 관계가 점점 멀어질까 두렵다. 서로의 의도가 다르게 비춰져 기대치가 낮아지는 느낌이 들고, 이게 자꾸 맥락을 흐리는 거 같다. 그래도 평소엔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만은 남아 있다.
결국 해답은 아직 없지만 쓰레기 처리나 종량제봉투 같은 작은 문제들이 우리 사이의 흐름을 좌우한다는 걸 자꾸 상기한다. 가사분담은 쉽게 끝나지 않는 과제 같지만 이달의 마음가짐만은 서로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꿔보려 한다. 육아와 살림 사이에서 작은 습관의 차이가 쌓이면 분명 달라질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으려 한다. 오늘의 생각을 남겨 본다, 쓰레기 하나가 우리 관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 모르는 그런 이야기로 끝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