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거짓말이군요
외모를 절대 안 본다던 사람들이 결국 현빈, 원빈 같은 잘생긴 남자들과 엮여 있는 장면을 한데 붙여놓으니 좀 웃겼다. 앨리스 소희는 15세 연상 사업가와 결혼한 뒤 은퇴했고, 손예진은 현빈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나영과 원빈도 빠질 수 없다. 말과 장면의 간격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조수애 전 아나운서 부분은 더 묘했다. 남자가 경제적으로 준비돼야 결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돈을 못 벌어도 상관없다고 답했는데, 이후 13세 연상 재벌 2세와 결혼하기 위해 퇴사했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여기서 시민의 반문을 받고 잠깐 말이 막혔다는 장면까지 붙으니, 방송 멘트가 얼마나 쉽게 시험대에 오르는지 느껴졌다.
그렇다고 외모를 안 본다는 말이 못생긴 사람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닐 거다. 조건이 괜찮은 사람 중에서 외모 하나쯤은 덜 중요하게 본다는 말에 가까울 것 같다. 그런데 외모, 집안, 경제력, 직업 같은 조건이 이미 갖춰진 사람이라면 굳이 외모까지 포기할 이유도 없지 않나 싶다. 이 부분을 빼고 문자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당연히 말이 이상해진다.
사실 연예인이 방송에서 얼굴도 보고 돈도 본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이미지가 있으니 마음만 본다거나 조건은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다만 그런 말을 너무 순진하게 믿는 쪽도 문제다. 외모를 안 본다는 말은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는 뜻처럼 들린다.
내가 제일 웃겼던 해석은 외모를 안 본다는 말이 ‘너는 아니다’라는 뜻일 수도 있다는 부분이다. 기준이 없는 게 아니라 기준이 너무 높아서 평범한 사람의 외모를 굳이 따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말은 마음만 본다는데, 현실에서는 마음도 좋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있는 사람이 선택지에 들어오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