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런 애도 있는데 왜 뿔 달린 말은 없지
요즘 우리 동네 골목에 오리너구리 얘기가 핫하게 돌고 있어. 밤마다 들리는 소문은 야광 가죽 같은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남긴다더라. 사람들 말처럼 독있는 포유류라는 소리까지 섞여 다들 술렁거리는데 분위기만큼이나 헷갈린다. 이 오리너구리가 알낳는 포유류라는 기본 설명이 왜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지 생각해보게 돼.
소문 속 특징들을 한꺼번에 믿고 싶지 않지만, 어쩐지 조각난 단서들이 서로를 이끄는 걸 보니 흥미를 멈출 수가 없다. 누군가는 부리달린 포유류라는 점을 강조하고, 다른 사람은 젖샘으로 젖먹이는 포유류라는 모순을 끄집어 말하곤 한다. 다들 들은 얘기를 맞추려 애쓰지만, 실제로 확인된 건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건 아마도 우리가 기억의 빈칸을 채우려 하는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그 흐름 속에서 왜 자기장으로 사냥하는 포유류나 위장이 없어 입부터 항문까지 창자만 남았다는 식의 묘사가 떠돌까 궁금하다. 어쩌면 사진 한 장이나 증거 같은 작은 단서가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결국 누가 진짜를 알고 있는지, 혹은 누구도 모르는 채로 서로의 상상력만 키워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이 모든 게 끝까지 확정되진 않을 거 같아. 오리너구리라는 이름이 아직도 우리 동네를 그리 고유하게 만들고, 야광 같은 작은 흔적들이 다시 떠오를 때마다 우리도 살짝 귀를 기울이게 되니까. 독있는 포유류, 알낳는 포유류 같은 말들이 서로 섞인 이 소문은 언젠가 무너지기도 할 테지만, 지금은 그냥 이렇게 남겨두는 수밖에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