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동네에서 한 모임 얘기가 은근 퍼지더라. 30년 넘게 남몰래 이웃을 돕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신비롭고 애매해. 그 그룹은 자주 '나나들'이라고 불린다더라, 이름은 모르지만 마음씨만은 알 수 있을 듯해. 박스 안에 남겨진 흔적 같은 게 이 모임의 존재를 증명하는 듯하고, 거길 파헤치려는 사람도 많아 보이고.
새벽에 몰래 모여 돈을 모아 집 공과금을 해결해 준다던 얘기도 들었고, 이웃들에게 파운드케이크를 나눠 준다는 소문도 따라다녀. 그런 선행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왜 그렇게 조심스럽게 움직이는지 아직은 의심이 남아. 누군가의 이름 대신 전달되는 쪽지나 박스의 흔적 같은 것들이 소문으로만 커져 가는 것도 미스터리하게 느껴져. 비밀 모임이라는 점이 오해와 기대를 동시에 키우는 거 같아, 그래서 더 이야기가 퍼지는 걸까.
이런 이야기들이 퍼지다 보니 이웃 간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지도 궁금해. 나나들이 남긴 긍정적 흔적일지, 아니면 서로의 시선을 바꿔 놓으려는 의도일지 단정하긴 어렵고,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그래도 이웃돕기의 진짜 모습은 뭔지, 이 박스와 쪽지가 남긴 미묘한 여운이 아직 남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