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절당했던 공시생 친구가 갑자기 연락 왔다는 소문이 모임에 퍼졌어. 그 친구가 예전에 나한테 금전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남아 있는데, 이번에 왜 이렇게 다가오는지 알 수가 없다. 합격 소식이 들려오는 등 변곡점이 생겼지만, 이 상황이 오히려 옛 감정들을 다시 건드리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자꾸 흔들려, 호의가 오해로 번질까 걱정이 커진다.
그 친구가 먼저 연락을 해왔지만, 진짜 의도가 뭔지 확실히 말해주진 않아서 뒤에서 해석이 뒤집히곤 한다. 갑자기 들려온 합격 소식도, 그동안의 도움을 어떤 '호의'였나 '동정'이었나로 되돌려 묻게 만든다. 나는 그때의 상황이 자존감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떠올리면서, 그 호의가 지나친 위로로 느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대화를 열면 어색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고, 또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나 망설여지던 게 가장 큰 골짜기다.
결론은 아직 모른다, 누가 맞다고 단정하기엔 충분한 정보가 없으니까. 다만 공시생이라는 공유된 배경이 우리 관계를 완전히 없애버리진 않는다는 생각이 들고, 호의의 경계선을 천천히 시험해보고 싶어지는 마음은 남아 있어. 언젠가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멀어질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상황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면서, 관계의 소중함과 상처 입힌 적이 있던 순간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