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온라인 공간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점점 흐려지는 느낌이지. 익명의 댓글 하나가 사실 여부를 다루기도 전에 분위기를 만들고, 누가 진짜 증거를 들고 나오는지에 관심이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 누가 잘못한 건지 여부보다 누가 먼저 이슈를 찍어내느냐가 더 중요해 보이는 순간도 많다. 포토라인 같은 상징은 점점 사람들 머릿속에서 흐려지고, 사람들은 소문과 짧은 근거만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최근 한 사건을 두고도 누가 제일 먼저 내놓은 증거가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어. 익명의 댓글이 바람처럼 돌아다니면서 상황을 좌우하는 경우를 본다. 물론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도 있지만, 각자 편을 기준으로 판단이 달라지는 게 더 눈에 띈다. 중립기어 운운하는 말도 어떤 쪽으로 기우는 느낌을 주고, 결국 서로의 친밀감에 기대어 이야기를 끌어가는 듯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익명의 제보를 믿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사람들은 갈등한다. 찌라시로 시작된 소문이 진짜 소문으로 남아 있으면 어쩌나 걱정도 들고, 반대로 검증 없이 확산될까 두려움도 있다. 포토라인 같은 순간이 찾아와도 최종 판단은 아직 남아 있고, 우리 모두 마음 한 구석은 답을 몰래 남겨둔 채 헤매는 걸까. 그래도 이런 고민 끝에 남는 건, 이 이야기의 끝이 확정 없이 흘러간다는 사실뿐인 것 같아.